2018.6.11
그렇게 나는 비글미 넘치는 하은이의 엄마가 되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일본유학도 다녀오고 나름 욕망으로 가득찬
사회생활을 지켜오다 30넘어 결혼해서
살림의 ㅅ시옷자도 모르던 내가 그리고 설거지 하나 깔끔하게 엄마를 도와준적이 없었던
나는 매일 설거지하고 빨래하고 그리고
하은이 밥먹이고 똥치운다
조리원에서 까지만 해도 다짐하고 매일 이미지트레이닝 했다
심지어 육아에 의욕적이었다
근데 지금 왠걸
1년밖에 안됐는데 이제 어떻게 아이를 키우나
막막하다 >_<
엊그제 드라마에서 이런 대사가 나오더라
애낳고 남들과 똑같은 인생을 살래 , 아님
애 안낳고 내가 개척해서 내가 만든 인생을 살래,
근데 이건 애를 안낳은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질문. 크억
나는 그렇게 남들과 똑같은 인생을 사는 엄마가 되어 버린거다
이생각하니 약간 우울하네
남편의 적극적인 육아에도 불구하고
육아는 걍 힘들다
걍 지친다
걍 예민해진다
티비에서 애기때문에 제대로 못씻고
옷은 늘어져있고
똥도 못싸고
눈물의 밥을 먹는다는 이야기를 100프로
무릎을 탁! 칠정도로 공감은 안한다
본능에 충실한 엄마인지라 하은이가 울어도
후다닥 머리라도 감고 나오고
옷은 뭐 웬만하면 하루에 두번씩 아니 세번씩 갈아입고
응가는 걍 문열고 하은이 부르면서 싸고
식탁에 서서 먹더라도 배고픔은 참지 않는다.
다만....
밖에 안나가면 귀찮아서 못씻고
옷은 아침까지 멀쩡했는데 하은이가 잡고 서는 시기라
내 멱살을 계속 잡아서 늘어져있고
응가는 이제 하은이가 기어들어오니까 후다닥 씻는다
뭐 이정도??
미인은 아니지만 내새키라 이쁘긴하다
그렇다고 애교 한번으로 하루의 피로가 싹 풀리고
뭐 이런건 아직 모르겠다
성격이 매력적이어야지, 사랑스럽게 자라다오
그리고 건강하게....
훌륭한사람 안되도 된다
오늘도 남들과 똑같이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했다
매일 하은이를 재우고 생각한다
하은이한테 잘했을까
나는 앞으로 어떻게 뭘 더 해야하나
사실 답이 없는 질문인데 자꾸 생각난다
그렇게 나는 엄마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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